대기업에서 일하던 엔지니어의 스타트업 적응기

안녕하세요. Media&Monetization팀에서 백엔드 개발을 맡고 있는 캐스크(Cask)입니다! 

개발자로 커리어를 시작한 이후 N사 모바일 메신저 자회사와 L사 헬스케어 계열사에서 일했어요. 현재는 뤼튼에서 완전히 다른 방식의 일과 조직을 경험하며 배우고 있어요.

개발자라는 길,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어릴 때부터 컴퓨터를 정말 좋아했어요. 당시엔 아이가 컴퓨터를 잘 다루는 걸 신기해하던 분위기였는데, 그 말이 듣기 좋아서 더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자연스럽게 “컴퓨터로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를 찾다 보니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을 알게 됐고, 프로그램으로 또 다른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게 너무 신기하고 멋져 보였어요.어릴 때부터 실제 코딩을 하진 않았지만, 누가 “꿈이 뭐야?”라고 물으면 항상 “프로그래머요”라고 대답했죠. 그렇게 자연스럽게 컴퓨터공학과에 진학했고, 졸업반이 되던 때 어떤 개발자가 되고 싶은지 고민하다가 백엔드 개발자를 선택하게 됐어요.


이어서 왜 그럼 백엔드 엔지니어냐고 궁금해하실 수도 있는데요! 저는 뭔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멋’이 있었어요. 말도 안 되지만 어릴 때 영화에서 멋있어 보였던 개발자들이 다 백엔드 같기도 했고요. 백엔드 개발자는 노트북을 항상 들고 다녀야 한다”는 말도 괜히 멋있어 보였고요! 

물론 결정적으로는 제 안에 있는 디자인 감각 부족도 한몫 했고요. 하지만 그보다 백엔드 개발이 가진 깊이와 시스템적인 매력에 더 끌렸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의 커리어에서 가장 성장했다고 느낀 순간은 언제였나요?

돌이켜보면 시기마다 방향은 달랐지만, 매번 성장의 순간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중에서도 제가 ‘몰입’했던 시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단순히 ‘일’로 받아들이지 않고, 마치 내가 해결해야 할 도전 과제처럼 받아들였을 때요. 그럴 때 가장 재미있었고, 자연스럽게 더 좋은 방법을 고민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실력도 확실히 늘더라고요. 그런 몰입의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해요.

다양한 경험을 하셨는데, 지금까지 쌓아온 경험 중 뤼튼에서 가장 도움이 되고 있는 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N사에서 일할 땐 정말 많은 경험을 했던 것 같아요. 거인의 어깨에 올라 탄 느낌이였죠. 성능과 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했기에 매일매일이 챌린지 였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개발에 대한 시야 자체가 제일 넓어진 게 마음에 들었어요. 

반면, L사에서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도전을 마주했어요. 전혀 생소한 도메인에서 업무를 시작했기 때문에 도메인을 빠르게 파악해야 했고, 때로는 예기치 못한 문제를 소방수처럼 해결해야 했어요. 커머스, 인증, 피드, 푸시 등 다양한 파편화된 이슈들을 직접 다뤘고, 이 과정에서 제가 얼마나 빠르게 전환하고, 얼마나 주도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체득하게 됐어요. 

그리고, 아주 솔직히 말하자면 야근과 밤샘의 경험도 지금의 저에게 빼 놓을 수 없는 것 같아요!

대기업과 뤼튼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고, 뤼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뤼튼에서 느낀 가장 큰 차이점은 속도와 완성도의 균형이었어요. 대기업에서는 안정성과 완성도가 우선시되었고, 긴 개발 프로세스와 유관 부서 간의 협업이 필수적이었죠. 반면 뤼튼은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 환경이라 속도와 유연성이 중요한데요, 트래픽 예측을 바탕으로 성능을 높이면서도 안정성을 동시에 고려해야 해요. 빠르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저 경험을 개선해 나가는 그 속도감이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이러한 환경에서 저는 빠른 실행과 기술적 성장의 균형을 맞추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뤼튼은 초기 스타트업과 대기업의 중간 지점에서 빠른 속도를 유지하면서도, 그 속도에 맞춰 기술적으로도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이 흐름 속에서 제가 속도와 완성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떤 방식을 선택하고 실행할지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이 경험은 저에게 "좋은 속도감이란 무엇인가"를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어요.

그래서 캐스크가 생각하기에 대기업과 뤼튼의 차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제너럴리스트와 스페셜리스트라고 생각해요. 대기업에서는 스페셜리스트처럼 ‘깊이’가 중요해요. 그 깊이가 상당히 의미 있고, 탄탄하게 쌓이는 건 분명한데요. 동시에, 경계를 넘어서기는 어렵죠. 다른 파트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맥락으로 의사결정을 하는지는 알 수 없더라고요. 알아볼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 경우도 많고요. 

반면 스타트업은 제너럴리스트처럼 다양한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해요. 유연하게 정해진 틀 없이도 다른 파트의 업무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거나, 필요하다면 직접 관여할 수도 있어요. 물론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야 하지만, 그만큼 얻는 시야나 통찰은 비교가 안 되죠. 

개인적으로는 ‘관심을 가져도 되는 분위기’가 제겐 굉장히 중요했어요. 저는 궁금한 게 있으면 질문을 던지고 싶고, 다른 방식이 있으면 비교해보고 싶거든요. 스타트업에서 그런 성향은 오히려 장점이 되더라고요.

뤼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배움은 무엇이었나요?

사실 어디서나 제품을 만들고 문제를 해결하는 건 동일하지만요, 스타트업에서는 ‘개발 문화’를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대기업에는 보통 이미 정제된 개발 문화가 존재해요. 하지만 스타트업은 그렇지 않죠. 우리가 지금 어떤 기준을 세우고 어떤 프로세스를 만들 것인지, 그 결정 하나하나에 직접 참여하게 돼요. 불필요한 프로세스를 지양하면서도, 꼭 필요한 규칙은 빠르게 시도해보고, 맞지 않으면 과감히 버리는 유연함도 필요하죠. 장애가 발생했을 때, 그것을 단지 ‘해결’로 끝내지 않고, 이걸 통해 그라운드 룰을 만들고, 우리만의 체크 포인트를 세울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 자체가 성장이라고 생각해요.

다른 한 가지는, 자신의 롤에만 얽매이지 않고 다른 역할도 경험해보려는 태도요. 억지로 할 필요는 없지만, 스타트업의 특성상 다양한 일을 옆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정말 많거든요. 

그걸 즐기는 사람이라면, 여기서는 훨씬 더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거예요.

캐스크는 뤼튼을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사실은 스타트업의 "으쌰으쌰" 분위기를 갈망하고 있었어요. 공식적이고 구조화된 시스템보다는, 더 살아 움직이는 조직에서 동료들과 함께 무언가를 만들어나가는 분위기가 저한테는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물론 이전에 몸담았던 L사도 스타트업적인 성향이 강하긴 했지만, 어쨌든 ‘대기업 조직’이라는 한계는 분명히 있었거든요. 


뤼튼은 겉에서 봐도 빠르게 성장하는 게 보였어요. 투자 유치도 활발했고, 제품도 빠르게 바뀌고 있었고요.

 ‘시장과 고객이 이 회사를 키우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이 흐름 안에 들어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직접 뛰어들게 되었죠.

엔지니어로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본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무엇인가요?

재미요. 어떤 일이든지 흥미가 중요하잖아요? 그 중에도 덕업일치 하시는 분이 개발자라는 직업에는 많다고 생각해요.물론 ‘재미만’ 있어서는 안 되죠. 흥미를 느끼면서도,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늘 개발을 ‘바둑 두는 것’처럼 생각해요. 지금 한 수를 뒀을 때 다음 수는 어떻게 이어질까? 내가 짠 로직이나 구조가 지금은 좋아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 이건 감내해도 되는 문제인가? 아니면 나중에 크리티컬한 이슈로 돌아올까? 이런 식으로 계속 ‘수 읽기’를 하듯 생각하고, 시뮬레이션 해보는 게 저한테는 굉장히 중요해요. 지금 내가 짜고 있는 코드가 정말 최선인지, 예상되는 리스크는 무엇인지, 그리고 그 리스크가 현실화됐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어요. 

퍼포먼스를 잘 낸다는 건 결국, ‘지금 이 선택이 미래의 나와 동료에게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를 생각하는 일이라고 믿어요.

뤼튼의 ‘챔피언 마인드셋' 문화와 본인의 목표 지향적인 스타일이 어떻게 맞아떨어졌나요?

뤼튼에 와서 들었던 단어 중 하나가 '챔피언 마인드셋'이었어요. 처음에는 조금 생소하게 느껴졌어요. ‘압도적이다’ 라는 말이 부담스럽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점점 더 조직 안에서 이 말이 단순한 슬로건이 아니라, 우리 팀이 어떤 태도를 지향하는지 보여주는 단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저는 원래 안주하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배움에는 끝이 없다고 생각하고요. 언젠가는 저도 개발을 할 수 없을 때가 오겠지만, 그 끝을 제가 되는 한 끝없이 연장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런 점에서 챔피언 마인드셋이라는 말이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자기가 맡은 역할에 대한 자부심과 자신감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예전 회사는 직급이 ‘프로’ 였는데 ‘월급을 받고 있으니 더 이상 아마추어가 아니다.’ 라는 뜻으로 다가오더라고요. 그 때부터 이 직업에 대해 긍지가 생긴 것 같아요. 곰곰이 생각해 보니 ‘워크에식을 갖춘 프로’ 라고 이해가 되더라고요. 그런 의미에서, 뤼튼의 챔피언십은 저와 잘 맞는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캐스크는 앞으로 뤼튼에서 어떤 챔피언이 되고 싶으신가요?

누군가에게 “저 사람이 있어서 다행이다”라는 말을 듣는 사람이요. 단순히 업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일 하기 편하고, 조직에 안정감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누군가가 힘들 때 먼저 손 내밀고 끌어줄 수 있는 그런 능력과 포용력을 갖추는게 제 목표에요. 아직은 저도 그런 경험이 적어 많이 부족하지만, 중심을 잡고 침착하게 문제를 해결하다 보면 갖출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요.궁극적으로는 제가 저의 롤모델께 많은 영향을 받았듯이, 저도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되면 영광일 것 같아요. 


다시 말해서, 다른 누군가의 챔피언이 되고 싶어요.